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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란.트. 찾기

2012/01/03 11:46 | Posted by 오디♪


전국노래자랑 특집방송을 보다가, 할머니가 "죽으란 법은 없어, 다 적어도 한가지 재능은 타고 나니까."라고 하셨다. 그 예로, 할머니 어렸을 적 최대 우상인 동네 "구두 딲~!" 소년도 언급하셨다. 그 수완과 붙임성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면서.

얼마 전 미사에서 들었던 강론 내용이 생각났다. 각자 가진 달란트가 있고, 그 달란트를 잘 활용해야 한다...

그래서 이 세상에는 각자의 달란트에 따라 직업을 갖고, 집 설계도 그리는 사람, 집 만드는 사람, 그 안을 인테리어 하는 사람, 가구 만드는 사람부터 해서 그 안에서 공부하는 사람, 요리하는 사람, 아이를 돌보는 사람, 생필품을 제작하는 사람 등 수억만개의 다양한 직업들이 상호 연결된다. 또한 누구는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 누구는 드라마. 개그를 보여주고, 누구는 멋진 쇼를 보여준다.

한편으로 자신의 달란트를 살리기보다는 '안정적인 직업', '돈 많이 버는 직업', '권력 있는 직업' 에 연연하는 사람들은, 직업에 대한 사명감보다는 뒷돈받기, 아부해서 승진하기 식으로 자신의 꿈 뿐만 아니라 다른이의 삶까지 파괴하기도 한다.

그리고, 지금은 이런 사람들이 거의 모든 직업군의 윗자리를 다 움켜쥔 터라, 더 이상 직업=달란트 살리기 라는 개념이 무의미해진 것 같다.


일 자체가 재미없으면 자꾸 잿밥에 눈을 돌리게 된다. "내가 이 고생하는데 뭐라도 더 뜯어내야지, 몇푼이라도 더 받아챙겨야지" 라며, 사실 회사도 나에게 1의 월급을 주면서 늘 1.2 이상의 노동력을 요구하지 않는가. 서로 뜯고 뜯기는 관계이다.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나는 여기에서 꾸준히 내 부와 지위를 축적할 생각도 없는데.

빨리 내 달란트에 꼭 맞는 자리를 찾고 싶다. 그동안은 내 업이 내 달란트가 아녀도 재미있게 잘 해온 편이었다, 여기서 사회다각적인 문제를 직면하는 것이 신기했고, 그걸 분석하는 것도 이 업의 부가적인 즐거움이었다.


아직 삶이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에, 나의 독보적인 달란트는 딱히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종종 글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나의 글쓰기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이며 생활적인 이야기이고, 단체 활동에 열심회원으로서 기웃기웃하는 걸 좋아하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노래와 음악을 하루 종일 하면서 살 수 있을까? 이 부분도 자신이 없다.

하지만 아직 앞길, 발전할 길이 창창히 보인다는 것도(!) 한편의 달란트가 아닐까 싶다.

한번뿐인 인생, 할일도 많고 놀일도 많다.


인생 길게,!

호칭.

2011/12/23 13:08 | Posted by 오디♪

우리 회사는 나름 “평등한 호칭”이라는 마인드로, -씨’라고 부르지 않고 ‘-님’으로 부른다.

 

통 회사에서 ‘-씨’라고 불려지는 사람들이라 함은,

‘-대리님’ ‘-과장님’ ‘-팀장님같은 식의 마땅한 직급이 없는. 평사원, 혹은 아랫사원이다.

 

그래서 평사원에게도 나름 ‘-자를 붙여주고자 하는 게, ‘평등을 지향하는 회사의 실천인 것 같다.

 

 

근데 이게, 우리끼리 있을 때는 상관 없는데, 가끔 외부인들이 매우 난감해할 때가 있다.

마치 온라인 커뮤니티 정모에서 “꽃향기님 오셨습니다. 바람에 휘날리다님 오셨습니다.” 하는 느낌을 받은 듯한 표정이다.

 

지난주에 접선한 외부 거래인들은, 우리에게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선생님이라는 호칭도 괜찮은 것 같다. 정중한 “Mr.-” 의 느낌을 풍긴달까?

우리에게 ‘을’ 입장인 모 거래처는 나에게 “-대리님”이라고 부른다. 이러면 일을 좀 더 잘해주게 된다. ㅋㅋ 대리인 척 하려고...

모 거래처는 나에게 “-씨”라고 편하게 부른다. (이러면 나도 걍 어리다는 포지셔닝으로 편히 가는 거다. ? 저 아직 이런거 멀라요 쩜쩜.)

 

그런데, 오늘 어떤 거래처 막내직원이 나에게 요청사항에 대한 장문의 이메일을 썼는데, 일단 제목, “사원님, ** 입니다.

 

처음엔 시스템에서 일괄적으로 온 메일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메일의 모든 문장에 “오’사원’님”, “오’사원’님께서”, “오’사원’님과” ,“오’사원’님의” 이라며 “사원”을 다 붙인 것이다.

심지어 전화가 와서는 “사원님! XX 인데요~

 

사원님이 뭐니.! -씨’라고 부르기엔 너가 행여 나보다 어린 것 같아 민망하다면, 모르는 척 “대리님” 이라고 불러도 좋아. 아니면 차라리, -씨’라고 불러줘. 회사 외의 사람들에게만 ‘-씨’라고 불리다 보니, 그게 더 정감 가기도 한다.ㅋㅋ


근데 사원님은! 사원님은! 사원님은!

=__________=


10일동안 겪은 일본, 규슈 지방은...

2011/03/16 17:36 | Posted by 오디♪

10일동안 겪은 일본, 규슈 지방은...

#. 의사소통

영어간판이나 안내서가 극히 드물다.
허나, 사람들이 정말 친절하여 일본어를 전혀 못해도 큰 어려움이 없다. 내가 온갖 바디랭귀지로 표현을 하는 동안 묵묵히 기다려주고, 약 70%의 일본인들은 내가 길을 물어보았을 때 자신이 가는 길과 달라도 내 목적지까지 데려다주었다. 한 버스기사는 내려서 나의 다음 환승센터를 알려주기까지 했다.
그리고, 한자를 알면 확실히 편하다 -


#. 버스

버스가 설 때까지 아무도 일어나지 않는다. 버스가 안전히 정차한 후에야 다들 느릿느릿 일어나서 내리기 시작한다.
규슈지방이 원체 길이 안 막혀서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해도 결코 지체되는 일이 (거의) 없다.

한국에서는 하물며 버스정류장에서도, 내가 탈 버스가 오면 슬슬 탈 늬앙스를 풍겨야 버스가 서는데,
일본에서는 사람이 있던 없건 정류장에 무조건 선다.

이렇게 안전한 방법을 왜 한국에서는 하지 못할까 싶다.


#. 패션

딱히 일본인들이 패셔너블한지 잘 모르겠다. 모자를 쓴 사람이 많고 화려한 색감의 구두가 많은게 한국과의 차이점이지만, 결국 그들끼리 다 비슷하다. 원색적인(-내 눈엔 쫌 촌스러운-_-;) 색감이 많아서 나에겐 별로 끌리는 것이 없었다. - 고로, 일본에서 모자/레인부츠/레인코트 구매는 실패로 끝나버림, -

양산의 경우, 99%가 올!블랙컬러의 양산을 들고 다닌다. 보기만 해도 우울하다. -_-


#. 까마귀

한국에 비둘기가 있다면 일본에는 까마귀가 있다!
까마귀는 부리도 까맣고 크며, 덩치 자체가 비둘기보다 훨씬 커서 매우 무섭다.
동생 말에 의하면,
예전에 도쿄역에 누가 뛰어내려 자살한 일이 있었는데, 그 뒤로 한동안 그 역 상공에 까마귀떼가 날아다녔다고 한다.
피 냄새......를 맡은 건가. ㄷㄷㄷ

비둘기는 귀찮지만, 까마귀는 무섭다. 흙흙


#. 자전거

일본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자전거인구가 많다.
넥타이 매고 자전거 타는 아저씨,

나 홀로 영화관 방문기

2011/02/05 17:43 | Posted by 오디♪
 

난생 처음으로 ‘혼자’ 영화를 보았다.

아침에 인터넷으로 상상마당 시네마를 검색했는데 ‘당일 예매가 불가능한 극장입니다’라고 나와서 김이 샐 뻔! 했다가, 알고 보니 당일 '온라인' 예매가 불가능한 거란다. 가서 표 사면 된다고... 영화 사전 예매를 안 해봐서요;;


그 비싸다는 리치몬드 과자점에서 초콜릿 몽블랑 하나 사고,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커피숍에서 Take-out 커피 한잔 사들고, 여유롭게 영화 시작까지 기다.............리려고 했으나 몽블랑이 내가 생각했던 그런 폭신폭신한 과자가 아니고, 한번 씹을 때마다 크런치 덩어리 우거적 우거적 씹는 소리 나면서, 먹는 거 반, 가루로 떨어지는 거 반, 이래가지고 몽블랑을 커피에 곁들여 달콤하게 섭취하는 행위는 포기..................하고 커피만 홀짝댔다.


영화관에 비치된 책을 뒤적거리다가 곧 시작한다고 해서 들어가는데, 상상마당이라 그런지 나처럼 혼자 영화 보러 온 사람이 많았다. 행여 내 시야에서 커플이 똑바로 안 앉고 대각선의 불량한 자세를 하고 있는 걸 발견하면 영화에 집중을 못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그런 일은 없었다.


영화-라기보다 다큐에 가까웠던- <쿠바의 연인>은 기대했던 것만큼 괜찮았다. 매우 즐겁거나 감동이 있는 건 아니지만, 소소한 웃음과 여러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영화였다. 혼자 영화를 봐서 그런지, 영화와 내가 1:1로 교감한다는 느낌을 받았고, 옆에서 같이 보는 친구가 웃어서 같이 눈 마주치며 따라 웃거나 하는 것 없이, 오로지 나 혼자만의 감정으로 영화에 반응했다.


종종 ‘이 크런치 소리나는 몽블랑 대신 부드러운 타르트를 사왔더라면 지금쯤 먹어줬을텐데’ 정도의 잡생각도 하면서, ‘저 사람도 혼자 왔을까’ 하는 딴생각도 하면서, 여러명이 같은 목적으로 모여있지만 스크린과 교감할 뿐인 이 영화관이라는 공간에 대한 생각도 하면서, 영화 끝에 그들이 결혼할 때는 눈물 콧물을 훌쩍대기도 하면서 시간이 훌쩍 갔다.


혼자 영화보는 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달콤했다. 왜 이런 걸 진작 못 해봤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동안 집에서 다운 받아서 혼자 보는 건 많이 해봤지만 영화관에서 혼자 보는 건 그것과 많이 다른 맛이 있었다.


연애할 때도 나는 영화를 별로 안 보는 편이었다. 만나면 대화하고 싶고 얼굴 보고 싶은데, 영화를 보면 그럴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영화관에 간 것도, 추석 때 사촌동생들 데리고 나가 놀다 오라는 임무를 받았는데 할 게 너무 없어서 <무적자> 보고 들어온 거였다.


가만 보면, 그동안 영화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보기 위해 돈 쓰는 것에 좀 인색했다. 맨날 술이나 먹고...

그래, 새해에는 문화생활도 좀 하자꾸나.


(근데 오늘 쓴 글은 '문화'생활이 아니라 문화'생활'을 한 듯한 글이군. -_-)


영화평도 조금 써보자면-;

남주인공(쿠바인)의 두 가지 말이 인상 깊었다.

자신을 교화시키려고 기독교 성경을 주입시키는 한국인 장모님에 대해서 ‘그녀 나름의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것을, 그녀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나에게 주려고 하시는 것이겠지요...’ 라고 그녀를 이해하려고 했던 말, 그리고 어떤 한국인이 ‘당신은 사회주의자인가, 자본주의자인가, 공산주의자인가’ 라고 물었을 때 ‘난 뭐로도 규정짓기 싫어, 그냥 세상을 사는 사람이야, I love life~' 라고 했던 말... 마치 내가 페미니스트로서의 삶을 지향하지만 페미니스트로 규정되기는 싫은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페인트칠 하다 말고 춤추는 쿠바인들의 느긋함, 여유로움? 혹은 게으름.
한국에서 저랬으면 바로, 해고! 일텐데.ㅋㅋ

아... 근데 나는 요즘, 
빠릿빠릿하게 살면서 살아남느냐, 베짱이처럼 살면서 도태되느냐의 기로에서
차라리 도태되도 좋으니 베짱이가 되고 싶다고 꿈을 꿉니다. 많이, 아주 많이.

사랑이냐, 집착이냐

2011/02/02 18:42 | Posted by 오디♪
올 1월에만 집에서 큰 소리 난 게 몇 번인지 모른다. 내 딴에는 새해엔 집에서도 잘해보고자 주말에 집에도 내려갔고, 엄마와 연극도 보았다. 용돈도 드리고, 전화도 드리고, 주말에 밥도 같이 먹었다.


그런데 그렇게 만날 때마다 대화가 싸움으로 끝나니, 그리고 싸울 때마다 저번 싸움에서 풀리지
않은 것까지 계속 누적시켜서 점점 큰 싸움이 되니 지친다. “싸우더라도 할 말은 해야지, 싸우기 싫어서 말 안하면 그게 가족이야?”라고 엄마는 말하지만, 나는 가족 안 해도 되니 싸우기 싫다.


싸워서 상황이 개선되면 몰라도, 눈곱만큼도 변하지 않으니 문제다. 마치 싸우기 위해 그 얘기를 꺼내는 것처럼 말이다. 신세한탄, 연애, 꾸미기. 늘 이 세가지에서 싸움이 시작된다.


1. 엄마는 본인이 나이 50을 넘어서도 일을 관두지 못하는 신세를 한탄한다. 나는 ‘그래도 엄마가 좋아서 일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아니란다. 한번 신세한탄이 시작되면, 어떤 말로도 엄마를 설득할 수 없다. 그냥 다 들어줘야 한다. 애초에 대화가 아닌 것이다. 엄마는 한바탕 썰을 풀고 나는 그걸 다 들어줘야 하는데, 매번 레퍼토리가 똑같다. 더 이상 듣는 것도 고통인지라, 앞으로 그만 얘기하라고 했다. 나는 지금 우리 집이 너무 좋은데, 엄마가 자꾸 그걸 싫게 만든다고, 나는 엄마 직업과 아빠 직업에 다 만족하는데, 자꾸 그걸 싫어해야 할 것처럼 만든다고. 그러자 엄마는 ‘그냥 한 말을 왜 이렇게 진지하게 받아듣냐’고 한다. 그냥 한 말? 그럼 웃으면서 하지 왜 매번 펑펑 우는지 이해가 안 된다.


2. 내가 솔로 1년차라고 알고 있는 엄마는, 내가 무슨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는 둥, 온갖 가시 돋친 말로 나를 자극한다. 그럼 내가 그 말 듣기 싫어서 발 벗고 "구애“ 활동을 할 것 같아? 그 말 듣기 싫어서 집에 점점 안 가게 될 걸 모르겠어?... 왜 나를 어디에 ”잘 팔아넘겨야“ 하는 존재로 여기는지 모르겠다. 듀오 가입 권유에 대한 말만 거의 10번 넘게 들었다. 듀오에 가입하면 1000등도 훨씬 넘어갈 거라고 그렇게 얘기했건만 그렇게라도 만났으면 좋겠단다.아무리 결혼하고 몇 년 지나면 다 똑같아진다고 해도, 난 늘 내가 누구와도 견줄수 없는 1등이라는 자존감이 있는데 그걸 부모 직업. 내 직업. 내 학벌. 집 재산 등에 의해 수치화 한다는게 끔찍하지도 않나? 정말이지, 연애나 듀오, 결혼 얘기만 나오면 이제 진절머리가 난다.


3. 내가 꾸미는 것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관심도 없고 만날 만나는 회사 사람들에게 이쁘게 보이려고 화장하는 것은 귀찮아서 잘 안 한다. 그러다보니 점점 생얼로 다니는 날이 많아지고, 옷도 잘 안 산다. 요즘엔 가방도 귀찮아서 그냥 노트북가방에 다 넣고 다니는데, 엄마는 내가 TV 드라마에 나오는 여직장인들처럼 입고 다니길 희망한다. 그걸 즐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게 선천적으로 안 맞나보다. 엄마 눈에는 내가 너무 구질구질 하고 답답하겠지만 나는 남들이 보는 게 두려워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그저 귀찮을 따름이다.


엄마는 이게 다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란다.

솔직? 내가 볼 때 이건 솔직한 게 아니라, 자존감이 낮아서 남들 눈치 보느라고 발버둥 치는 거다. 고슴도치도 제 자식은 예쁘다던데, 엄마는 일단 본인에 대한 자존감도 매우 낮지만 나에 대한 자존감 또한 매우 낮은 것 같다. 그래서 내가 행여 ‘없어’보일까봐, ‘모자라’보일까봐 남들이 하는 건 다 했으면 좋겠고, 남들보다 더 잘 나 보였으면 해서 전전긍긍하는 것이다.


애인이 없어 도리어 자유분방한 나를, 내 스타일을 고집하는 나를 세상에서 제일 멋지다고 해주는 것은 ‘뻥’이 아니라, 자신감을 세워주는 일이다. 삶에 정답이 없기 때문에, 그저 내가 하는 대로 자신 있게, 내가 하는 것이 정답인 양 알도록 해주면 안 될까?


그리고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신분 상승에는 유리장벽이 있다는 것을 나이 50 넘어서 깨달았다면 그걸 가지고 남편 잘못 만났다고 신세한탄을 할 것이 아니라, 그런 사회구조를 탓해야 한다. 노력하는 사람에게 길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될 수 없는 이 사회구조에는 분명 문제가 있으니 말이다. 공부하고 책 읽을 줄 모르면 말이라도 좀 알아먹어야지... 난 그걸 얘기하고 싶은데 대화가 안 통한다.
한나라당 좋아하고 종부세 폐지되면 좋은 거 아니냐는 사고방식부터 고쳐야 하는데, 자꾸 ‘내가 못나서...’라고 생각하니 더욱 더 비참해지고 자존감도 낮아지는 것이다.


매번 만날 때마다 똑같은 주제로 같은 말만 반복하면서 싸움을 계속하니, 이젠 피곤해졌다. 그러면서 ‘도대체 가족의 사랑이 뭐길래?’ 하는 생각으로 며칠을 보냈다.



예컨대, 내가 곰곰에게 ‘널 사랑하니까 너가 잘 되었으면 좋겠고, 그러니까 감옥 가지 말고, 너의 학벌이면 학사장교도 갈 수 있고, 너의 학과로 병특도 가능하고, 그 후에 대기업도 충분히 가능하니까. 그렇게 해서 돈 많이 벌고 편안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라고 한다면 이것도 틀린 사랑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마음을 굳힌 이상, ‘너는 현명하니까 너가 선택한 그 길이 옳아, 지금은 아무도 몰라주지만 너는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될 만한 일을 한거야.’ 라고 말함으로써 그가 가는 길이 외롭지 않게, 지지하고 응원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쉽지 않다는 걸 잘 안다. 하지만 가족들이 쉽게 간과하는 것은


1)상대에 대한 무한한 사랑 표현
2)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지적


이 순서에서

1)에 대한 언급은 열에 한번도 잘 못 하면서

2)에 대한 언급은 하나를 열 번 이상 무한 반복한다는 것에 있다.


그리고 사랑해서 하는 말과, 괜한 오지랖 및 간섭은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특히... 친척 어르신들의 오지랖은 정말이지... OTL)


올해는 좀 더 사랑이 꽃 피는 가정을 꿈꿔본다. 간섭과 집착과 오지랖이 아닌, 좀 더 진실하고 따뜻한 사랑이 꽃 피는 가정... 가능성은 낮아보이지만 말이다. -_-

 

P.S 더불어, 올 구정부터 친척집 불출 선언! And, 의사 반영 성공! 만쉐이~~~

새해 다짐, 새해에 할일

2011/01/03 22:09 | Posted by 오디♪

새해 다짐

앉았던 자리도 다시보자(물건을 고만 잃어버리자ㅠㅠ)
시간약속 잘 지키자
정리정돈을 잘하자
禁주/禁보다 시급한 禁초코렛, 禁아이스크림
지속가능한 음주생활을 위해 절제와 체력관리


새해 할일

우클렐레 배우기
혼자 여행가기
곰곰이 빌려준 책 다 읽기 (대드라인이 얼마 안남았어!!)
즐거운 참조오~타 생활
회사에서 잘 살아남기
그리고 평생의 할 일인..... 운동과 다이오트는 올해도 역시 빠지지 않음-_-



새해부터 동아리 후배 군대 휴가 나온 기념으로 다같이 만나서 술을 부어라 마셔라 대고는
오늘 아침, 회사에 기어왔다.
(해장은 빵또아아이스크림과 여명8ㅇ8. 그리고 뜨끈한 두유.
빈속에 나왔다가 5호선지하철 안 세분일레분에서 과소비했다-_-)

그득그득 쌓여있는 일들과, 이메일함 때문에 아침부터 한숨이 푹푹=3 나왔지만
직원들에게 메일 보낼때마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를 잊지 않고 Copy & Paste 하는 센스!
- 가식이라기보다는, 동료로부터 배운 타산지석이라고나 할까. ㅎㅎ

(하지만 인턴직원들에게는 온점조차 찍지 않고 막 날렸다. 다시 안볼 아이들이라...는...ㄲㄲ)


비록 오늘부터 혹독하게 야근을 했지만,
나의 새해 목표는 침착, 성실, 정확! 이다.

회사원 마인드가 되기까지 2년은 걸린 것 같다.
몇달 전까지는 "돈 적게 줘도 좋으니 칼퇴근과 주 4일 근무!" 를 꿈꾸었는데
최근에 생각이 좀 달라졌다. 다 주거쓰.......................................


그래도...

내일은 야근하지 말자. ㅠㅠ

#.
 "그가 본격적으로 인민의 삶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계기는 어느 농장에서의 광고사진 작업 중에 일어난 한 사건 때문이었다. 코르다는 농장에서 한 소녀를 발견하였는데 그 아이는 작은 나무토막을 안고 있었다. 코르다는 그 나무토막이 어떤 용도인지 궁금했으나 놀란 아이는 도망가며 나무토막에 대고 이렇게 말했다. “아이야 울지마.” 그 나무토막은 소녀에게 인형이었던 것이다. 코르다는 이 상황에 큰 충격을 받는다. - 출처:http://foog.com/2755#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무토막 인형을 안고 있는 소녀, 알베르토 코르다(Alberto KORDA, 1928-2001)


코르다는 이후 본격적으로 사회주의 진영의 사진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 유명한 체게바라의 사진도 찍게 되었고 말이다.


#.
요즘에 <시크릿가든> 을 보는데, 극 중 김주원(현빈)이 길라임(하지원)에게 하는 대사가 충분히 현실성이 있어보인다.

버스비가 70원 아니냐고 했던 정몽준 국회의원도 있지 않았던가? 사실 그는... 택시 기본료나 기름값도 잘 모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사와 비서가 다 알아서 해줄텐데. 몇조에서 몇백만원이야 은행 이자값이잖아.

다만 <시크릿가든>의 유일한 비현실적인 설정은, 월세 30만원짜리에 사는 길라임이 그렇게 곧고 딱 부러지면서 예쁘기까지 한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거다. (물론 길라임이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살지만 김주원에게만 그렇지 않은건 또 뭐야?)


#.
절대적인 빈곤은 모두가 노력해서 개선시킬 여지가 있지만
상대적인 빈곤과 박탈감은... 못살겠다 들고 일어나는 혁명을 일으키는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 몸부림과 혁명의 조짐이 눈 앞에 다가왔음을 종종 느끼는 것은.
투표율 절반도 안 나오는 나라에서 시사지를 지나치게 많이 보는 내 기우인 걸까?

상대적인 빈곤이 1세대.. 2세대.. 3세대. 그리고 부동산과 주식과 IMF 로
바닷길 갈라지듯이 생사가 제대로 나뉘었고
그 뒤로 4세대까지 넘어오면서 요즘 우리 또래의 현실을 보여주는 게 <시크릿가든>이라고 느껴졌다.

김주원이 길라임의 집을 보고 충격 받은 것처럼,
현실에서는, 쿠바에서 코르다가 나무를 인형처럼 곱게 안은 소녀를 보고 충격받았고

그리고 나는... 내 월급 이상의 돈을 하루치 술값으로 쓴 회사 어르신네들을 보고 충격받았다.


#.
"그들"과 "우리"는, 연봉의 차이도 10배가 넘는데, 연말에 받은 보너스는 50배가 넘게 차이났다.
내가 초 중 고 통틀어서 공부를 못한 탓이고, 대학에서 그럴듯한 "-사" 자격증 하나 못 가진 탓이고, 그러니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한다라, 이 모든 건 내 탓일까?

"그들"은 번 돈을 마음대로 쓸 자격이 있고,
"우리"에게 반말을 하고 부려먹을 자격이 있고,
"그들"의 자녀는 등록금 1000만원이 넘는 유치원에서 어릴 적부터 황제 취급을 받으며
그나마 국공립어린이집도 겨우 다니는 "우리"의 자녀들이, 부모 잘못 만난 탓을 어릴 적부터 인지하도록 할 자격이 있다.

그리고 심지어,
그들이 낭비하는 수도, 전기, 환경오염, 배기가스에 대한 책임은
정부의 "우리나라 자원을 아낍시다"하는 알량방구로 "우리"에게 책임방기할 수 있다.



#.
애초에 첫단추를 잘못 낀 네 업보이니, 그야말로 부모 잘못 만난 탓이니,
그냥 이대로 살라고 한다면. 그냥 죽은것처럼 살라고 한다면.
어차피 죽을 거 말이다. 억울하게 혼자 죽진 않을 것 같다.
이런 마음들이 시뻘겋게 끓어올라 혁명이라는 폭발물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싶다.

하루에도 몇번씩, 낙하산으로 들어와서 아무런 굽신거림 없는 그들을 보며 비참해진다. 그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행동에 충격을 거듭 받는다.


#.
하지만. 그 충격을 슬픔으로 가져가지 말고
생산적인 에너지로 -KORDA 처럼- 발휘하자고 다짐해본다.

MB정부에서 영어몰입교육의 일환으로, 초등학교에 정교사 외에 영어젼문강사를 배치했다. 2년 전 영어젼문강사를 뽑기 위한 시험이 있었는데, 이 시험에는 초등임용에 수차례 떨어졌거나 기간제로 초등학교에서 일하던 교사들이 대거 지원했고, 어지간해서 T.O가 나지 않던 초등학교 교사 자리에서 무려 한 개 학교 당 한명 이상의 자리가 생긴 것이기 때문에 일순간 청년실업의 비율을 낮추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영어젼문강사는 4년제 비정규직이고, 그나마 첫해에는 교육청 직접고용 후 각 학교로 파견하는 형태였으나 2011년부터는 각 학교에서 재량으로 채용하라고 했단다.

우리 엄마는 그동안 복지관과 학교 방과후 활동, 학원 등에서 강사로 활동했지만, 늘 불안정한 고용상태, 사회적 체면에 대한 콤플렉스가 컸다. 그러던 차에 이 자리는 엄마에게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교대 출신의 20대 젊은이들과 겨루어 당당하게 영어젼문강사 시험을 통과했다.


그렇지만 MB정책에 구멍이 얼마나 많은지, 엄마의 1년을 보면서 뼈저리게 느꼈다. 모든 영어젼문강사들은 자신도 “선생님”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학교에 들어갔다. 그러나 현실은 딴판이었다. 학교에는 이들의 책상도, 컴퓨터도 없었다. 학교 입장에서 이들은 ‘방과 후 외부강사’가 낮시간에 와있는 것뿐이었다. 대부분의 영어젼문강사들은 ‘기간제 나부랭이’보다도 못한 한직 대접을 받았단다. 기간제는 학교 체육대회나 소풍이라도 같이 가는데 영어젼문강사들은 수업시간 때만 있을 뿐이고, 두 학교를 뛰는 강사의 경우에는 점심조차 못 먹고 이동할 때도 있다고 한다.



엄마도 두 학교를 배정받아서 늘 무거운 노트북과 책을 바리바리 싸들고 돌아다녔는데, 내년 재계약 기간이 다가옴에 따라 한 학교의 교장과 면담을 했단다. 엄마가 책상이 없어 힘들다고 했는데, 교장은 흔쾌히 놓아드리겠다고 해서 몇몇 사람들이 엄마 책상을 둘 자리를 보고 그랬나보다. 그런데 평소, 엄마를 아니꼽게 본 30대 초반의 여선생들이 ‘내년에 5학년만 맡아서 5층에만 있을 건데, 3층에 책상을 뭣하러 놓느냐’고 시비를 걸다가, 결국 엄마가 다른 학교 강의를 나갔을 때 책상 설치 안 하는 것으로 결정났다고 한다.


그동안도 각종 공문을 써야 하는데, 엄마에게 기본 포맷도 안 주고 ‘알아서 써라’라고 해서 고생을 많이 했다. 그나마 이 “영어젼문강사 커뮤니티”가 있어서 거기에서 서러운 점도 많이 토로하고 자료의 도움도 많이 받는데, 웬만한 부장선생님보다 나이가 많은 엄마의 시련은 약과란다. 자기 일도 아닌데 시키고, 대놓고 무시하고 시비걸고... 그래서 상당수가 한학기만에 관두었고, 이번에 재계약 안하는 사람이 절반은 될거란다.


일은 일대로 하면서, ‘교사’라는 대접조차 못 받는 암울한 이 제도의 한 가운데에 우리 엄마가 서있다. 엄마는 그나마 4년정도 일하면 정년 나이이기 때문에 상관없다. 하지만 거의 모든 영어젼문강사들은 앞길이 창창한 20대 중후반이고, 이걸 관두면 다시 초등임용을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왜 그리 정교사들의 텃세가 센지는 모르겠지만, MB정권에서 영어몰입교육 제도 시행하고 채 1년도 안되서 고름이 철철 넘쳐나니 하늘이 곡할 노릇이다.


헌데, 내가 “교사들이 영어젼문강사에게 뭐가 불만인지 모르지만, 있으면 교육청 가서 말하라고 하지 뭐?”라고 했더니, 엄마 왈 “그럼 싸움밖에 더 되냐?” 란다. 그럼 지금은 싸움이 아니야? 그렇게 교사와 강사 사이에서 신경전만 벌일 것이 아니라, 요구할 게 있으면 교육청 가서 얘기해야지 말이다.


자꾸 그 교사들 욕만 하고 앉아있길래, “그런 일인지 모른 엄마 잘못이지. 세상이 그런거잖아? 교육청에 요구도 못할 거라면 참고 다녀야지 안 그래?” 하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 정책의 탓을 하면 바로 좌파색깔이라며 경기를 일으키는 엄마에겐 "정책의 잘못이 없다면, 무식해서 비정규직밖에 못하는 당신 탓이야. 억울하면 정교사 하지?"라는 말 말고는 답이 안 나오지 않는가, 하아... 나도 참...

어렵게 채용된 강사들이 교사의 꿈을 채 펼쳐보기도 전에, 허술한 정책에서의 등쌀에 휘말려 1년만에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정교사 시험에 다시 도전한다고 한들, 이들의 지난 1년은 ‘배운 1년’이 아니라 ‘소모한 1년’이 될 것이고, 학교에 질려버린 이들은 차라리 학원가가 더 대접받는다며 학원으로 눈을 돌린다.


영어젼문강사들도 다들 들고 일어나야 할뿐더러, 교사들도 뭔가 불만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럼 그걸 강사들한테 시비 걸고 할 것이 아니라 교육청에 가서 항의 해야지!


아이들에게는 법치고 민주주의고 도덕이고 가르치면서 어쩜 그러냐...

갓 사회에 진출하는 20대들이 이렇게 자기밥그릇 가지고 싸우느라 뜻도, 꿈도 펼쳐보지 못한채 무수히 사그러진다. 이 나라의 앞길이 캄캄하다.

상대하기 싫은 공주병환자들

2010/11/26 17:57 | Posted by 오디♪

한 때 '공주병', '왕자병'이란 별칭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예쁜척하고 남들이 자기만 볼꺼라고 생각하며 자기가 좀 무례해도 괜찮을 거라고 착각하는 부류에게 붙여주던 별칭이었다. 당시에는 이게 외모에만 해당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에 굉장히 상대하기 짜증나는 부류들을 분석해보니, 이것도 일종의 공주병 증세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벤트 때만 본다면야 상관없지만, 일상적으로 밥 먹거나 할때도 불편함을 주니 문제다.  자기는 입 꼭 다물고 있으면서 같이 있는 사람들이 말을 먼저 걸어주거나 관심가져주고, 자기를 웃겨주지 않으면 "아, 오늘은 재미없어" 하고 가고. 마치 자신은 이 자리의 분위기를 평가하는 사람처럼 혼자 팔짱꼬고 앉아있는... 그런 부류 말이다. 이런 사람들... 내가 무슨 대중사업하는 것도 아닌데 받아주기 정말 피곤하다.


또.. 이건 순전히 경험에 의한 거지만.. 이런 공주병 부류는 소위 진보적이라는 여자들한테서 굉장히 많이 경험했다. 혼자 도도하고 시크한 척, 한켠에서 센척하고 앉아있으며 다른 애들이 자신의 관심사가 아닌 얘기를 하고 있으면, 얼굴에 '재미없어'가 써있다가 정치 관련한 얘기 나오면 어쩌구저쩌구 좀 한다. 그건 대화가 아니라 혼자 '말화살'을 쏘는 것이다. 그의 문장은 다른 이의 되받아침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그저 찬물을............ 끼얹는 꼴이다. 그런데 그는 심지어, 자기 덕분에 시덥지 않는 수다나 떨던 애들이 다소 진지해진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 대화를 엄한 분위기로 진지하게 몰고 가는 희안한 이들.

이런 공주병 환자들이 혼자 센치하게 앉아있다가, "그 영화 어땠어?"라고 물었을때와, 평소에 나와 많은 대화를 나누던 친구가 "그 영화 어땠어?"라고 물었을 때의 내 대답의 길이는 당연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내가 무슨 얘기를 하더라도 내 얘기를 잘 들어줄 것 같은 친구에게는 자세하게 얘기하는게 인지상정이다. 분위기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 듣고 싶은 얘기라며 "내용 얘기해봐."라고 명령조로 얘기하면 누가 얘기하고 싶겠냐고.


본인은 그게 명령조가 아니었다고 한들, 말은 듣는 사람을 위한 것이지 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듣는 사람이 그렇게 들었다면, 말하는 사람은 평소 자신이 대화보다 '용건' 전달 위주만 한 건 아니었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고민하기 싫다면? 그렇게 점점 고립되는 거지.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을 나타내고, 말로 그 사람의 나이테를 판단할 수 있다. 속은 텅텅 비고 점점 얼굴만 늙어가는지, 아니면 내공이 무르익어 진정 튼튼하고 아름다운 고목나무가 되는지는 본인이 만들어갈 일이다.


아.... 근데 주위에 공주병이 왜이렇게 많은거야 ㅠㅠ 너무 피곤해.
오늘도 제대로 한번 발끈할 뻔 했다. 한번만 더 물어봤으면 어이없게 썩쏘에 느낌표 쾅쾅! 찍어주려고 했는데 참았다.

으으으으으..............!!!

티끌모으느라 궁상만 태산

2010/11/21 01:29 | Posted by 오디♪

할머니가 "집에 과일이 '핫나'도 없다" 며. ('핫나':'하나'도 없다의 강조어법) 며칠전부터 노래를 하셔서 오늘 장바구니를 들고 집을 나섰다.

발걸음은 시장을 향했지만 마음은 얼마 전에 새로 생긴 대형GS마켓으로 향했다. GS마켓에서는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하고 GS포인트카드 적립도 된다. 꾸준히 모으면 종종 우유 하나씩 더 살 값은 나올텐데. 게다가 시장은 현금영수증도 안되니 아무 기록 없이 돈을 날리는거잖아? 질도 보장할 수 없어. 내 마음 속은 어떻게든 GS마켓을 합리화하는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건 순전히 다 2달 전에 만든 신용카드 탓이다. 심지어 "a" 신용카드도 아니고 신용카드"s"이다.
무려 연회비를 1만원이나 주고 가입한 외환신용카드는, 교통비 1000원당 100원이 캐쉬백 된단다. 단, 교통비를 제외한 전월 실적이 30만원 이상일 경우에만 한해서다.
업무차 거래하던 신한은행직원의 실적을 올려주어 상부상조할 겸(대신 연회비는 이 직원이ㄲㄲ) 만든 신용카드는 전월 실적이 20만원 이상일 경우에 한해 통신비의 10%를 캐쉬백해준단다.

그리하여, 2달전부터, 매달 카드 실적을 각각 30만/20만원 이상 넘겨야 한다는 압박이 생긴 것이다. 적어도 연회비는 뽕빼야 한단 생각도 들고..ㅠ

우선 집에서 나가던 통신비 관리비 등을 카드로 돌렸다. 그치만 둘만 사는 집에서 뭐 얼마나 나오겠나. 이 외에는 내가 돈 쓰는데가 거의 밥.술.교통비밖에 없는데, 대게 밥은 여럿이 같이 먹기 때문에 현금 더치페이를 하고, 술값도 더치페이하기 때문에 현금 나갈 때가 많다.

결국 나는 혼자 있을 때 쓰는 모든 비용은 카드로 소비하기로 했다. 천원대의 편의점 음료수나 과자까지도.


이렇게 두달을 보내고 있던 즈음, 얼마 전 신용카드와 관련한 글을 읽게 되었다. 신용카드가 소비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건 다 어디서 나오게요-? 판매자에게서 삥 10개 떼먹고 소비자에게 그 중 1개 던져주면서 생색내는 것이랍니다. 결국 승자는 삥 9개 챙기는 신용카드회사 !

그 글을 읽고, 매우 꿀꿀해졌다. 나는 그 1개를 줏어먹기 위해 깡패두목에게 빌붙어 약자 삥뜯었던 거 아닌가. 거 참.....


그래서 '신용카드 First' 모드를 두달만에 버리기로 했다. 물론 편의점같이 애초에 가격이 높게 책정된 곳은 제외하고 말이다.

하지만 오늘처럼, 웬만한 시장만큼, 혹은 시장보다 저렴한 GS마트나 홈플러스, 이마트를 마주치게 되면 또 다시 고민이 드는 것이다. 기껏해야 '몇백원' 혹은 '천얼마'를 위해서...

결국 시장에서 현금으로 귤 6천원어치와 감 3천원어치를 사긴 했는데, 하필이면 길건너 홈플러스에서 "귤 한박스 5천원. 2만원 이상시 무료배송" 하고 광고 낸 것이 눈에 딱 들어왔다.
.......우씨........


정말 '티끌모아 태산'이 가능하다면 이 몇백원 아끼기의 궁상을 계속 했을테다. 하지만 2달만에 접은 이유는, 어짜피 서민들끼리 티끌가지고 줄다리기 하는 동안 결국 태산을 만드는 건 카드회사나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마트나 홈플러스가 몇푼 더 싼 이유는 그 곳의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돈도 얼마 못 받고 일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신용카드의 혜택은 신용카드가 사용된 판매처에서 그만큼의 수수료를 납부하기 때문이다.


아.......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은 다 거짓이다. 티끌 모아봐야 백날 티끌이다.


언젠가 봤던 카툰이 떠오른다.


"개미는 여름 내내 열심히 일했다. 배짱이는 맨날 놀았다.

개미는 겨울에 전세를 얻었다.

배짱이는...


아버지가 물려준 부동산이 10배로 뛰었다.

...

개미는 더 큰 전세를 위해 여전히 열심히 일하고

배짱이는 여전히 놀았다."





에휴, 나는 더 이상 몇푼에 바르르 하지 말고 그냥 될대로 살자.
차라리 그게 서민의 연대를 위한 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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