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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섹 1-5일차 및 휴가 1-5일차 후기

2011. 6. 10. 15:36 | Posted by 슈니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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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끄적끄적 포스팅, 쿄쿄
 

#. Prologue
 충동적으로 동네 안과에서 라섹을 하게 되었다.
 노트북 살 때 1달 고민했던 것에 비하면, 눈에 칼 대는 것을 너무 쉽게 결정한 듯 싶지만, 머리 굴리는 작업이 너무 벅찼나보다. 기냥 라섹 검사에 라섹 수술까지 거의 1달 만에 해치웠다.


 6월 첫째주 말고는 도저히 장기휴가(그래봐야 최대 1주이지만ㅠ)를 낼 수 없는 올 해 업무일정 때문에 서두른 감도 있다. 직딩 생활이 오래될 수록 생기는 "방학", °휴가"에 대한 간절함이란...  흑흑


 1,2년차때는 장기휴가를 꽉 채워 여행에 다 썼다. 주말을 포함하면, 최장 10일정도 여행할 수 있기에 여행일정은 꼬박 10일에 맞추었다. 그런데 올해는 10일동안 밀린 휴식을 다 갖기로 계획해보았는데, 이것도 은근히 설레는 계획이었다.


나의 계획은 이러했다.

1.      다음 날 아침 기상 자명종을 맞추지 않는다.

2.      밥도 먹고 싶을 때 먹는다.

3.      평일 낮의 한적한 거리를 활보한다.

4.      평일 심야에 TV를 실컷 늦게까지 보다 잔다.

5.      낮잠도 잔다.


뭐 이 정도? ㅋㅋ
사실 계획이랄 것도 없고, 그냥 실컷 탱자탱자* 하자는 다짐이다.



#. 라섹 1일차 및 휴가 1일차

불행하게도ㅠ 라섹의 통증이 짧게는 0에서 길게는 최장 3일까지 아프다는데

나는 수술하고 마취가 풀린, 약 1시간 뒤부터

3일동안, 그것도 눈이 빠져라!!!!!!!!!! 아파서 데굴데굴 굴렀다.


눈에는 혈관이 없어서 진통제도 안 받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타이레놀 한 통을 3일만에 다 비웠으니 오죽했나 싶다.
눈도 못 뜨다 보니 점점 짜증이 솟구쳐서 밥은 안 먹고 오로지 초코렛과 아이스크림으로 연명했다. 흘리고 뭐고 보이지도 않고, 장애체험을 해도 이건 너무 -_


3일동안 자고 초코렛먹고 자고 아이스크림 먹고 자고 초코렛 먹고 해보신 분?


정말,, 겨우 잠들면 그나마도 악몽 꾸고, 3일동안 꿈을 꾸려니 아주 별게 다 나왔다.

고리고리짝 중학교 교실도 나오고, 잊고 있던 회사의 사건도 나오고, 회사 복귀해서 처리해야 할 영수증 하나가 있는데, .수천개의 영수증을 뒤져도 그게 안 나와서 개고생하는 꿈에다가, 으으으 정말 ㅠㅠ



#. 라섹 3일차 및 휴가 3일차
 

수술 후 3일째 되는 날, 안과에 가서 보호렌즈를 빼야 하는데 그 때까지도 나는 너무 힘들었다. 엄마가 겨우 붙들고 갔는데 3일간 눈 감은채 흘린 눈물에 눈꼽범벅이 되어서, 의사선생님이 눈꼽부터 안약으로 제거해주시고 (눈꼽이 떡칠수준;) 새로운 안약을 주시고, 렌즈를 빼주셨다. 눈물이 많이 나와도 눈을 조금씩 뜨라고 하셔서, 나올 땐 눈물 질질 흘리면서 나왔는데 그러고 집에 와서 낮잠을 자다 일어나니 신기하게도 아픈게 싹! 사라졌다.


그치만 나는 아이스크림이 더 먹고 싶었으므로, 아직 살짝은 아픈 척도 했다.

할머니가 녹두죽, 호박죽, 밥죽 등등 나름 모든 걸 셋팅해주고자 하셨지만

'입맛이 없어요..' 하고 냉장고에 남은 아이스크림과 초코렛을 싹쓸이! 하고 잤다.


(지구가 멸망한다면 직전에 하고 싶은 일 목록 중 하나는 바로, 초코렛 왕창 먹기이다.ㅋㅋ)


이렇게, 첫 휴가 3일은 라섹 수술 및 회복과정으로 홀라당~ 보내버렸다.


#. 라섹 4일차 및 휴가 4일차


아침에 눈을 뜨니, 오오! 이것은 신세계!!

내 방 천정의 벽지가 그냥 흰색이 아니고, 약간 도드라진 선이 있는 흰색이란 걸 처음 알았다.

그리고, 두둥! 내 방이 이렇게 지저분한 줄도..음.. 처음 안 건 아니지만.. 저 바닥의 먼지도 보이고..


당분간 먼지를 조심해야 한다고 했지만, 청소를 한번 시작하니 끝이 없더라,

책꽂이 좀 정리했더니 공간이 생겨서 책상에 있던 것을 옮기고, 바닥에 있던 걸 책상에 올려두니 또 공간이 생기고, 천정에 있던거 내려놓고, 먼지구뎅이 한웅큼 먹고,,,


처음엔 그냥 선글라스 끼고 청소하다가, 나중에 안 되겠다 싶어서 물안경 끼고 청소했다.



#.라섹 5일차 및 휴가 5일차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무려 3시까지 연짱으로 TV를 시청했다. 그것도 KBS1만 내내!

할머니가 아침에 그것만 틀어놓으셔서 처음에 본 <아침마당>은 결코 내 선택이 아니었으나.

그 뒤로 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도 재미있게 봤다. 암 관련해서였는데¡¦ 뭐 죄다 금연과 과도한 음주 절제는 꼭 들어가네 흑흑, 암튼.

할머니가 수영장 간 뒤에도 무슨 자녀교육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나름 내 미래를 고민하게 해주는 유익한 프로그램이었다. (애를 어떻게 키울지가 아니라….애를 날지 말지 심각하게 고민을 던져주었음-_-)

그 다음에는 <내 이름은 김탁구> 재방송을 보고,,

그 다음에는 아, YTN 이었구나, 장재인 인터뷰 나와서 재미있게 봤다. 장재인 사투리 너무 귀엽다!!! 와우,

TV에 전라도사투리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경상도 사투리는 코미디나 드라마에서도 많이 나오는데, 전라도 말씨는 잘 안 나와서 너무 아쉽다.

그 후에는 할머니가 돌아왔으므로 리모콘 결정권이 할머니에게로 넘어갔고 나는 다시 방청소를 했다.
 
저녁에는 '저녁이니까' 하는 마음으로 잠깐 외출을 시도했는데, 세상에나....

서울의 밤은 너~무 눈부시다. 밤하늘이 아니라 밤땅이 눈부셔.ㅠㅠ


자동차, 버스, 간판들, 가로등, 아주 번쩍번쩍이다. 저녁에도 선글라스가 필요했다.

어디 시골 가서 한달동안 푸욱- 요양하고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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