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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40대 정도로 추정되는 아저씨들이 특공대처럼 회사 창문에 매달려 물걸레질을 하고 있다. (참고로 여기는 20층..)
오늘은 비가 오는데, 그래도 계약된 날이라 그런지 물걸레질을 하고 있다.
사무실 안은 춥고, 나는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데, 밖에서 아저씨들이 비 쫄딱 맞으면서 청소하는 모습과 자꾸 눈 마주치기가 계면쩍다.
저 아저씨들에게 문득 안쓰러움 같은 마음이 들었다가, 그게 더 이상하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내 마음 어딘가에 아직, 저 일은 한직이라는 생각이 남아있었나 보다. 그래서 뭔가 내가 더 가진 사람 같고, 더 대우 받는 사람 같고, 누리는 것 같아서.. 그래서 미안함도 들었나 보다.
다른 일을 할 뿐이지, 더 못난 일이란 없다. 못났다고 폄하하는 사람들이 문제인 거지.
옥상에서 내려온 끈에 몸을 의지한 채, 창문을 슬라이딩 해서 단 몇 번 만에 닦아내리는 능력,
20층 고공에서도 고소공포증으로 울렁거리지 않으며 비바람에도 개의치 않는 저 집중력.
저런 일도 아무나 못 하지 않나?
머리 쓰는 일만 프로페셔널로 대우받을 것도 없고, 몸 쓰는 일이라고 꼭 거칠게 생각할 것도 없고.
암튼. 직업에 귀천 없고,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에 사람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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