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정신 없는 세상 속에서 마음 단단하게 살아내기
슈니네방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반응형

의미는 뭐고 의미있는 일은 뭐지

2012. 6. 28. 17:52 | Posted by 슈니네방
반응형

 

처음엔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 의미있는 일이란 그냥 회사원이 아니라 활동가라는, 어떠한 사명감을 가지고 하는 일이었고

 

그래서, 여차저차 그냥 회사원이 된 나는

이것은 사회 경험 > 회사 경험 > 대부분의 성인이 몸담은, 자본주의 사회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직장인의 삶경험을 위한 체험활동이다.’

하루 빨리 일 자체가 나의 삶이 될 수 있는 일을 찾자

회사에서는 최대한 적은 시간 투영 대비 돈 모으기에 충실하자

 

이 정도를 생각했던 것 같고,

그래서 동일한 사건에 장단이 다 따랐는데,

정리해보자니 이렇다.

 

좋았던 것은,

1.     정말 회사원들을 많이 이해하게 되었고, 내가 얼마나 우물 안에서 살고 있었는지, 새누리당을 뽑은 사람들 다 여기 있었구나! 하는 것까지 이해하게 되었고

2.     저녁에는 최대한 활동에 많이 참여하고, 후원금도 증액하면서 또다른 고마운 회원님역할도 하고, 소비로 스트레스를 푸는 법도 알았으며

3.     집에 더 이상 숨기지 않고 내 맘대로 정치의사도 좀 더 피력하게 되었다. “회사 가도 내 생각은 변함 없이, 이게 옳다고 생각해요!” 라는 것과 내 돈 내고 구독/회원활동 하는데 뭐람?”

나빴던 것은,

1.     회사원들을 이해는 하되, 회사에 너무 물들지 않으려고 애써 많은 사적인 만남을 피하면서 또래언니들 사이에서 은근히 소외당하는 기분도 맛보았고 (학교도 아니고 회사니까 괜찮을 줄 알았는데, 물론 학교보다야 낫지만. 그래도 가끔 불편하긴 하다.)

문제는, 그래서 안 물들었으면 좋으련만 사실 물들기도 했고 ㅋㅋ (소비 늘리는 건 쉬운데 줄이는 건 어려울 것 같아 걱정하고 있음)

 

진짜 문제는 이 두가지인데,,

 

2.     회원이라면 내가 가고 싶은/하고 싶은 것만 취하여 참여할 수 있지만

내 이름 걸고 하는 활동가가 된다면 그 안으로 좋으나 싫으나 완전 내 몸을 적셔야 겠다는…. 설레임과 두려움에서 요즘 부쩍 두려움이 든다.

지금이야 저녁에 회사에서 전화 오면 안 받기도 하지만 (나는 주 40시간 노동자니까!) 앞으로는 그럴 수 없겠지. 내 시간을 오롯이 내가 Managing 하는 자유 = 주말에도 난 일을 할 수 있다! (자발적으로)… 라는 가능성을 의미하지.

 

3.     회사원이 되고 나서 집과 겉으로는 가까워졌고 속으로는 아주 차갑게도 멀어졌다.

예전엔 데모한다고 혼이 날지언정, 내가 진짜로 뭐하고 사는지 가족들이 대충 알았다.

 

하지만 이제는 주말에 어딜 가든, 저녁에 누구와 술약속이 있던간에 다 회사 간다로 올킬-

집과의 싸움은 완~~~전 없어진 것 같았지만, 사실 내가 입을 닫은 거에 불과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옆에서 누가 뭐래도 내 자의식이 300%, 400% 충만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하필이면 그 일이 남들을 care 하는 일이라던지 정의,평화 운운하는 일일 때.

그래서 엄마가 사회 정의평화  얘기하면서 집안 평화 다 깬다고 하는 말에 도무지 답변 할 말이 떠오르지를 않네. 아직도.

 

학생 때는 그게 결국 다 우리 가족을 위한 것이라고 했는데, 물론 그 때도 웬만하면 안 부딪히려고 피하기만 했던 것 같아.

 

자식농사 잘 지어서 노후에 자식으로부터 보상받으려고

검은 머리였던 시절을 죽으나 사나 노동으로만 살아온 부모님이

자식이 별로 돈 안 되는 일을 하겠다고 달려드는데

축하해주기 어려울 거란 생각이

 

머리로는, 남의 사로는 이해가 되는데

 

나의 일이 되어버리니

그냥 제발 좀 마주칠 일 없다는 못된 생각만 자꼬 하고 앉았음.

 

 

 

 

일하고 돈을 모아 차를 사고 집을 산 다음에는 골프나 치면서 여유를 즐기는 것이 정상 아닐까? 하지만 연달아 두 달 동안 골프만 쳐본 사람은 안다. 일은 좋아서 하는 것이지 다른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309p)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