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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이란 말의 낯 간지러움

2011. 7. 19. 20:02 | Posted by 슈니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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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는 노숙인 급식, 판자촌 연탄배달, 고아원 봉사활동을 한다.

굳이 주말에, 아무런 보상도 없는데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회사 직원들은 분명 “착한” 사람들 일 것이다. 노숙인에게 웃음으로 대하고, 팔이 부러져라 연탄을 나르고...
그러나, 이 단순하기 짝이 없는 '봉사활동'이 나에겐 너무 복잡하게 느껴진다.

이 판자촌 사람들이, 우리 회사 사람들의 뉴타운 입주로 인해 집을 잃은 원주민이라면? 우리네 회사원과의 경쟁에서 밀려, 해고당한 사람이라면? 그들이 그토록 시끄럽다고 눈쌀 찌뿌리는, 빨간 띠 두른 시위대들의 구호가 실은 이거라면?

그래서 나는, 봉사활동 참가하는 직원들을 보며 이렇게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들은 저 명품가방, 명품자가용, 큰 집을 소유하는 스스로에 대한 자기위안을 위하여 “봉사활동”이라는 아주 훌륭한 아이템을 또한 소비하고 있다' 라고 말이다. 물론 본인들은 스스로 깨닫지 못하겠지만, 몰랐다고 해서 죄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는가? 이 사회에 정확히 한표의 책임이 있는 유권자인 성인들인데, 무지해도 괜찮다는 말, 정치는 잘 몰라~ 라는 말은 졸업해야 할 때가 지나도 벌써 지났어야 한다.


가톨릭학생회에서는 ‘농활’을  ‘농촌공소활동’의 약자라고 한다. 잘 모르는 후배들이 행여나 '농촌봉사활동'이라고 할 때에는 반드시 수정해주어야 한다. 공소활동이란, 농촌에서 신앙공동체 생활을 하며 그 안에서 하느님을 만난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 동아리 회원들은 가기 전에 사전 교육을 통하여 우리가 무엇을 배우고 느껴야 하는지 고민한다.

회사 봉사활동이 문제인 가장 큰 이유는 봉사활동의 의미 혹은 그들에 대한 이해의 부재이다. 회사사람들을 대상으로 판자촌 사람들이 왜 여기 모였는지, 지금 또 쫓겨날 위기에 있는지, 어떤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설지, 재개발이 만드는 양극화.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다. 차선이지만, 그나마 "착한" 이들에게 감정으로 호소하여 '돈'을 많이 기부하는 것 뿐.


다음 봉사활동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다시금 여러 고민이 시작된다. 늘 돌고 도는 고민이다, 자칫하면 이 봉사활동이, "가난한 이들의 존재"를 '봉사활동'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못박게 되진 않을까, 그들(봉사활동 받는이들)과 우리들(봉사활동 해주는 이들)을 가르게 되진 않을까, 그러면서 시선을 아래로 내려다보진 않을까, 봉사활동 참가자들의 "착한 행동"과 대치되는 일상은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여러 고민을 하다보면, 결론은 회사 내부에서는 불가능 하고, 대신 좀 더 유연한 사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독서모임, 영화모임, 종교단체 모임, 기타 등등...


더 나아가, 봉사활동이 필요 없는 사회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어렵다, 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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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6일차에 뼈속까지 스며든 여유,

2011. 6. 10. 16:09 | Posted by 슈니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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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섹 6일차 및 휴가 6일차 

간만의 외출을 하려니 설렜다. '목요일에 비온다'는 예보 때문에 걱정하고 있었는데 역시 예보 따위, 믿을것이 못 되! 날은 흐렸지만 비는 안 왔다. 하하 좋아


2년만의 평일 낮 데이트를 즐겼다. 둘만 있는 찻집에서 한낮의 여유를 즐긴 게 너무 오랜만이다. 그것도 내가 이미 회사를 5일째 쉬는 상황이었고 앞으로도 3일을 더 쉴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 여유였던 듯 싶다. 1년차 때는 종종 평일에 1일씩 쉬면서 데이트하기도 했지만, 그 때는 늘 "오늘 하루를 알뜰살뜰히 잘 보내야 해!" 하는 압박감이 있었다. 반드시 캐주얼을 사수해야 하는 강박관념도 있었고, 간만의 평일 낮에 해야 할 일들(병원,은행)도 늘 생겼다.

저녁에도 이 미친듯이 행복한 여유로움이 계속 이어졌다. 참좋다와 노래하고 뒤풀이한 뒤에, 막차를 타겠다고 아슬아슬하게 11시 40분에 나왔는데, 버스에서 하나도 졸리지 않았다. 목요일 정도면 이미 피로누적이 잔뜩- 되어, 평소같으면 대충 12시 넘겨서 택시타고 집에 가거나, 버스에서 천근만근의 몸을 가누며 졸면서 갔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역시나 앞 뒤로 휴일이 한 가득이다보니 체력적인 여유가 충분했다. 버스를 4-5번 갈아타서라도 버스요금 1000원대에서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 뿐...


혼자서 3번째의 버스를 타면서(사실 2번에 올 수도 있었는데 한 정거장 놓쳐서 ㅠㅠ) 젊음이 달리 젊음이 아니구나란 감탄을 하며 돌아왔다. 버스 안에서 차창 밖을 구경하면서, 이런 여유가 눈물나게 소중하게 다가옴을 느꼈다.

집에 와서도 계속 내 홀가분함을 보며 감탄,에 또 감탄. 이렇게 편할 수가 있냔 말이다!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발마사지, 아로마마사지, 혹은 비싼 레스토랑의 서비스, 가사도우미, 이런 게 아니라 종종 이렇게 1주씩 쉬어주는 게 아닐까 싶다.


하루 8시간 노동은 너무 무리다. 말이 8시간이지, 점심시간 포함하면 9시간이고, 또 말이 9시간이지, 실제로는 10시간-11시간은 잡아야 한다.
게다가 출퇴근 시간 포함하고 나면, 날 밝을 때는 내리- 회사에 틀어박혀있는 셈이다.


뒹굴뒹굴 휴가를 5일째 보내면서 새삼,  노동자의 휴가운동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유럽은 회사원들도 1달씩 방학이 있는데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대부분의 주위 직장인들을 보면, 시간이 주어져도 놀 줄도 모른다.
주 5일제로 바뀐지 벌써 수어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늙은 넥타이부대들은 토요일에 회사 나가서 신문 보고 농땡이 하다가 집에 가기도 한단다.
젊은 사람들 또한, 애인이라도 있으면 데이트로(사실은 무엇을 소비하며-영화,공연,레스토랑,패키지 여행 등등-) 시간을 보내지만 그마저도 솔로가 되면 전무해진다. 연애는 곧장 결혼으로 이어지고, 개인의 취미나 여가를 가꿀 줄 모른다.

그러다보니, 휴가에 대한 절실함보다는 야근해도 좋으니 급여를 더 올려달라는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에휴, 이런 사람들이 태반이니... 나는 어디서 운동을 해야 하는 거야..


그리고 직장인 대부분은 승진을 눈 앞에 두고 있다는 생각에, 자꾸 지금의 내 현실을 고쳐지기 보다는 관리자의 입장으로 회사를 본다. 이건 뭐,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면서까지도 새우가 고래걱정이나 하고 앉아 있는 격이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참으로 오랜만이다. 어떻게 삶을 일구어갈지, 여유롭게 고민하며 살고 싶다. 


한주만의 출근을 앞둔 일요일의 나는 마음 한 쪽이 붕 뜬 느낌일 것 같다. 매주 일요일이 그래왔듯이..


힘내자,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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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섹 1-5일차 및 휴가 1-5일차 후기

2011. 6. 10. 15:36 | Posted by 슈니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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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끄적끄적 포스팅, 쿄쿄
 

#. Prologue
 충동적으로 동네 안과에서 라섹을 하게 되었다.
 노트북 살 때 1달 고민했던 것에 비하면, 눈에 칼 대는 것을 너무 쉽게 결정한 듯 싶지만, 머리 굴리는 작업이 너무 벅찼나보다. 기냥 라섹 검사에 라섹 수술까지 거의 1달 만에 해치웠다.


 6월 첫째주 말고는 도저히 장기휴가(그래봐야 최대 1주이지만ㅠ)를 낼 수 없는 올 해 업무일정 때문에 서두른 감도 있다. 직딩 생활이 오래될 수록 생기는 "방학", °휴가"에 대한 간절함이란...  흑흑


 1,2년차때는 장기휴가를 꽉 채워 여행에 다 썼다. 주말을 포함하면, 최장 10일정도 여행할 수 있기에 여행일정은 꼬박 10일에 맞추었다. 그런데 올해는 10일동안 밀린 휴식을 다 갖기로 계획해보았는데, 이것도 은근히 설레는 계획이었다.


나의 계획은 이러했다.

1.      다음 날 아침 기상 자명종을 맞추지 않는다.

2.      밥도 먹고 싶을 때 먹는다.

3.      평일 낮의 한적한 거리를 활보한다.

4.      평일 심야에 TV를 실컷 늦게까지 보다 잔다.

5.      낮잠도 잔다.


뭐 이 정도? ㅋㅋ
사실 계획이랄 것도 없고, 그냥 실컷 탱자탱자* 하자는 다짐이다.



#. 라섹 1일차 및 휴가 1일차

불행하게도ㅠ 라섹의 통증이 짧게는 0에서 길게는 최장 3일까지 아프다는데

나는 수술하고 마취가 풀린, 약 1시간 뒤부터

3일동안, 그것도 눈이 빠져라!!!!!!!!!! 아파서 데굴데굴 굴렀다.


눈에는 혈관이 없어서 진통제도 안 받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타이레놀 한 통을 3일만에 다 비웠으니 오죽했나 싶다.
눈도 못 뜨다 보니 점점 짜증이 솟구쳐서 밥은 안 먹고 오로지 초코렛과 아이스크림으로 연명했다. 흘리고 뭐고 보이지도 않고, 장애체험을 해도 이건 너무 -_


3일동안 자고 초코렛먹고 자고 아이스크림 먹고 자고 초코렛 먹고 해보신 분?


정말,, 겨우 잠들면 그나마도 악몽 꾸고, 3일동안 꿈을 꾸려니 아주 별게 다 나왔다.

고리고리짝 중학교 교실도 나오고, 잊고 있던 회사의 사건도 나오고, 회사 복귀해서 처리해야 할 영수증 하나가 있는데, .수천개의 영수증을 뒤져도 그게 안 나와서 개고생하는 꿈에다가, 으으으 정말 ㅠㅠ



#. 라섹 3일차 및 휴가 3일차
 

수술 후 3일째 되는 날, 안과에 가서 보호렌즈를 빼야 하는데 그 때까지도 나는 너무 힘들었다. 엄마가 겨우 붙들고 갔는데 3일간 눈 감은채 흘린 눈물에 눈꼽범벅이 되어서, 의사선생님이 눈꼽부터 안약으로 제거해주시고 (눈꼽이 떡칠수준;) 새로운 안약을 주시고, 렌즈를 빼주셨다. 눈물이 많이 나와도 눈을 조금씩 뜨라고 하셔서, 나올 땐 눈물 질질 흘리면서 나왔는데 그러고 집에 와서 낮잠을 자다 일어나니 신기하게도 아픈게 싹! 사라졌다.


그치만 나는 아이스크림이 더 먹고 싶었으므로, 아직 살짝은 아픈 척도 했다.

할머니가 녹두죽, 호박죽, 밥죽 등등 나름 모든 걸 셋팅해주고자 하셨지만

'입맛이 없어요..' 하고 냉장고에 남은 아이스크림과 초코렛을 싹쓸이! 하고 잤다.


(지구가 멸망한다면 직전에 하고 싶은 일 목록 중 하나는 바로, 초코렛 왕창 먹기이다.ㅋㅋ)


이렇게, 첫 휴가 3일은 라섹 수술 및 회복과정으로 홀라당~ 보내버렸다.


#. 라섹 4일차 및 휴가 4일차


아침에 눈을 뜨니, 오오! 이것은 신세계!!

내 방 천정의 벽지가 그냥 흰색이 아니고, 약간 도드라진 선이 있는 흰색이란 걸 처음 알았다.

그리고, 두둥! 내 방이 이렇게 지저분한 줄도..음.. 처음 안 건 아니지만.. 저 바닥의 먼지도 보이고..


당분간 먼지를 조심해야 한다고 했지만, 청소를 한번 시작하니 끝이 없더라,

책꽂이 좀 정리했더니 공간이 생겨서 책상에 있던 것을 옮기고, 바닥에 있던 걸 책상에 올려두니 또 공간이 생기고, 천정에 있던거 내려놓고, 먼지구뎅이 한웅큼 먹고,,,


처음엔 그냥 선글라스 끼고 청소하다가, 나중에 안 되겠다 싶어서 물안경 끼고 청소했다.



#.라섹 5일차 및 휴가 5일차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무려 3시까지 연짱으로 TV를 시청했다. 그것도 KBS1만 내내!

할머니가 아침에 그것만 틀어놓으셔서 처음에 본 <아침마당>은 결코 내 선택이 아니었으나.

그 뒤로 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도 재미있게 봤다. 암 관련해서였는데¡¦ 뭐 죄다 금연과 과도한 음주 절제는 꼭 들어가네 흑흑, 암튼.

할머니가 수영장 간 뒤에도 무슨 자녀교육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나름 내 미래를 고민하게 해주는 유익한 프로그램이었다. (애를 어떻게 키울지가 아니라….애를 날지 말지 심각하게 고민을 던져주었음-_-)

그 다음에는 <내 이름은 김탁구> 재방송을 보고,,

그 다음에는 아, YTN 이었구나, 장재인 인터뷰 나와서 재미있게 봤다. 장재인 사투리 너무 귀엽다!!! 와우,

TV에 전라도사투리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경상도 사투리는 코미디나 드라마에서도 많이 나오는데, 전라도 말씨는 잘 안 나와서 너무 아쉽다.

그 후에는 할머니가 돌아왔으므로 리모콘 결정권이 할머니에게로 넘어갔고 나는 다시 방청소를 했다.
 
저녁에는 '저녁이니까' 하는 마음으로 잠깐 외출을 시도했는데, 세상에나....

서울의 밤은 너~무 눈부시다. 밤하늘이 아니라 밤땅이 눈부셔.ㅠㅠ


자동차, 버스, 간판들, 가로등, 아주 번쩍번쩍이다. 저녁에도 선글라스가 필요했다.

어디 시골 가서 한달동안 푸욱- 요양하고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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