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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없는 세상 속에서 마음 단단하게 살아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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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영화관 방문기

2011. 2. 5. 17:43 | Posted by 슈니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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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으로 ‘혼자’ 영화를 보았다.

아침에 인터넷으로 상상마당 시네마를 검색했는데 ‘당일 예매가 불가능한 극장입니다’라고 나와서 김이 샐 뻔! 했다가, 알고 보니 당일 '온라인' 예매가 불가능한 거란다. 가서 표 사면 된다고... 영화 사전 예매를 안 해봐서요;;


그 비싸다는 리치몬드 과자점에서 초콜릿 몽블랑 하나 사고,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커피숍에서 Take-out 커피 한잔 사들고, 여유롭게 영화 시작까지 기다.............리려고 했으나 몽블랑이 내가 생각했던 그런 폭신폭신한 과자가 아니고, 한번 씹을 때마다 크런치 덩어리 우거적 우거적 씹는 소리 나면서, 먹는 거 반, 가루로 떨어지는 거 반, 이래가지고 몽블랑을 커피에 곁들여 달콤하게 섭취하는 행위는 포기..................하고 커피만 홀짝댔다.


영화관에 비치된 책을 뒤적거리다가 곧 시작한다고 해서 들어가는데, 상상마당이라 그런지 나처럼 혼자 영화 보러 온 사람이 많았다. 행여 내 시야에서 커플이 똑바로 안 앉고 대각선의 불량한 자세를 하고 있는 걸 발견하면 영화에 집중을 못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그런 일은 없었다.


영화-라기보다 다큐에 가까웠던- <쿠바의 연인>은 기대했던 것만큼 괜찮았다. 매우 즐겁거나 감동이 있는 건 아니지만, 소소한 웃음과 여러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영화였다. 혼자 영화를 봐서 그런지, 영화와 내가 1:1로 교감한다는 느낌을 받았고, 옆에서 같이 보는 친구가 웃어서 같이 눈 마주치며 따라 웃거나 하는 것 없이, 오로지 나 혼자만의 감정으로 영화에 반응했다.


종종 ‘이 크런치 소리나는 몽블랑 대신 부드러운 타르트를 사왔더라면 지금쯤 먹어줬을텐데’ 정도의 잡생각도 하면서, ‘저 사람도 혼자 왔을까’ 하는 딴생각도 하면서, 여러명이 같은 목적으로 모여있지만 스크린과 교감할 뿐인 이 영화관이라는 공간에 대한 생각도 하면서, 영화 끝에 그들이 결혼할 때는 눈물 콧물을 훌쩍대기도 하면서 시간이 훌쩍 갔다.


혼자 영화보는 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달콤했다. 왜 이런 걸 진작 못 해봤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동안 집에서 다운 받아서 혼자 보는 건 많이 해봤지만 영화관에서 혼자 보는 건 그것과 많이 다른 맛이 있었다.


연애할 때도 나는 영화를 별로 안 보는 편이었다. 만나면 대화하고 싶고 얼굴 보고 싶은데, 영화를 보면 그럴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영화관에 간 것도, 추석 때 사촌동생들 데리고 나가 놀다 오라는 임무를 받았는데 할 게 너무 없어서 <무적자> 보고 들어온 거였다.


가만 보면, 그동안 영화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보기 위해 돈 쓰는 것에 좀 인색했다. 맨날 술이나 먹고...

그래, 새해에는 문화생활도 좀 하자꾸나.


(근데 오늘 쓴 글은 '문화'생활이 아니라 문화'생활'을 한 듯한 글이군. -_-)


영화평도 조금 써보자면-;

남주인공(쿠바인)의 두 가지 말이 인상 깊었다.

자신을 교화시키려고 기독교 성경을 주입시키는 한국인 장모님에 대해서 ‘그녀 나름의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것을, 그녀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나에게 주려고 하시는 것이겠지요...’ 라고 그녀를 이해하려고 했던 말, 그리고 어떤 한국인이 ‘당신은 사회주의자인가, 자본주의자인가, 공산주의자인가’ 라고 물었을 때 ‘난 뭐로도 규정짓기 싫어, 그냥 세상을 사는 사람이야, I love life~' 라고 했던 말... 마치 내가 페미니스트로서의 삶을 지향하지만 페미니스트로 규정되기는 싫은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페인트칠 하다 말고 춤추는 쿠바인들의 느긋함, 여유로움? 혹은 게으름.
한국에서 저랬으면 바로, 해고! 일텐데.ㅋㅋ

아... 근데 나는 요즘, 
빠릿빠릿하게 살면서 살아남느냐, 베짱이처럼 살면서 도태되느냐의 기로에서
차라리 도태되도 좋으니 베짱이가 되고 싶다고 꿈을 꿉니다. 많이,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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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쥐팥쥐는 허구야

2011. 1. 3. 22:10 | Posted by 슈니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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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층에서 청소하는 아저씨 비오는데.

 

비 올 때면 여김없임

2 여자 임원 생기니까 여자도 하면 되는데 나는 안 된다 이런생각

3 잡지에 광고홍보회사 뭐 이런 거 나오는데 나는 내 직업 역할 뭐로 할  수 있을까

역할이라도.

4 많은 고위 인터뷰이들조차 서울 주공아파트 뭐 이런 .,울회사는 분명 문제가 있음 죄다 강남

#. 성격도 순하고 평소에 차림새도 수수한 편인 한 직원이,

알고보니 꽤.... 심한 부자의 자제였다.


대화중이던 이 왈, "부잔데 완전 착하기까지하고, 정말 다시봤어. 감동이야"

그럼 원래 부자는 나쁜  Default 인가? 별 게 다 감동이다.

생각해보니, 이 사람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다.

 

가난하면 <오직, 그대만이>의 한효주 처럼 '달동네이지만 늘 미소천사'이며 '츄리닝만 입어도 간지나는 마른 몸매' '화장기 없이도 맑고 깨끗한 피부'가 되어야만 하고...

사실 바로 우리 주위에 있는 가난한 이들이 아득바득 조금이라도 더 잘 살겠다고 달려들면 '못 배우고 자랐다' '독하다'고 하면서.

부자는 옷만 좀 수수하게 입어도 ".." 니 이건 뭔 생뚱맞은 소리야?

솔까말 부자라고 성격이 다 '' 순하겠니. '' 순해도 부자면 용서가 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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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익숙함이 다른 누군가의 충격으로..

2010. 12. 26. 22:47 | Posted by 슈니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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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본격적으로 인민의 삶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계기는 어느 농장에서의 광고사진 작업 중에 일어난 한 사건 때문이었다. 코르다는 농장에서 한 소녀를 발견하였는데 그 아이는 작은 나무토막을 안고 있었다. 코르다는 그 나무토막이 어떤 용도인지 궁금했으나 놀란 아이는 도망가며 나무토막에 대고 이렇게 말했다. “아이야 울지마.” 그 나무토막은 소녀에게 인형이었던 것이다. 코르다는 이 상황에 큰 충격을 받는다. - 출처:http://foog.com/2755#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무토막 인형을 안고 있는 소녀, 알베르토 코르다(Alberto KORDA, 1928-2001)


코르다는 이후 본격적으로 사회주의 진영의 사진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 유명한 체게바라의 사진도 찍게 되었고 말이다.


#.
요즘에 <시크릿가든> 을 보는데, 극 중 김주원(현빈)이 길라임(하지원)에게 하는 대사가 충분히 현실성이 있어보인다.

버스비가 70원 아니냐고 했던 정몽준 국회의원도 있지 않았던가? 사실 그는... 택시 기본료나 기름값도 잘 모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사와 비서가 다 알아서 해줄텐데. 몇조에서 몇백만원이야 은행 이자값이잖아.

다만 <시크릿가든>의 유일한 비현실적인 설정은, 월세 30만원짜리에 사는 길라임이 그렇게 곧고 딱 부러지면서 예쁘기까지 한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거다. (물론 길라임이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살지만 김주원에게만 그렇지 않은건 또 뭐야?)


#.
절대적인 빈곤은 모두가 노력해서 개선시킬 여지가 있지만
상대적인 빈곤과 박탈감은... 못살겠다 들고 일어나는 혁명을 일으키는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 몸부림과 혁명의 조짐이 눈 앞에 다가왔음을 종종 느끼는 것은.
투표율 절반도 안 나오는 나라에서 시사지를 지나치게 많이 보는 내 기우인 걸까?

상대적인 빈곤이 1세대.. 2세대.. 3세대. 그리고 부동산과 주식과 IMF 로
바닷길 갈라지듯이 생사가 제대로 나뉘었고
그 뒤로 4세대까지 넘어오면서 요즘 우리 또래의 현실을 보여주는 게 <시크릿가든>이라고 느껴졌다.

김주원이 길라임의 집을 보고 충격 받은 것처럼,
현실에서는, 쿠바에서 코르다가 나무를 인형처럼 곱게 안은 소녀를 보고 충격받았고

그리고 나는... 내 월급 이상의 돈을 하루치 술값으로 쓴 회사 어르신네들을 보고 충격받았다.


#.
"그들"과 "우리"는, 연봉의 차이도 10배가 넘는데, 연말에 받은 보너스는 50배가 넘게 차이났다.
내가 초 중 고 통틀어서 공부를 못한 탓이고, 대학에서 그럴듯한 "-사" 자격증 하나 못 가진 탓이고, 그러니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한다라, 이 모든 건 내 탓일까?

"그들"은 번 돈을 마음대로 쓸 자격이 있고,
"우리"에게 반말을 하고 부려먹을 자격이 있고,
"그들"의 자녀는 등록금 1000만원이 넘는 유치원에서 어릴 적부터 황제 취급을 받으며
그나마 국공립어린이집도 겨우 다니는 "우리"의 자녀들이, 부모 잘못 만난 탓을 어릴 적부터 인지하도록 할 자격이 있다.

그리고 심지어,
그들이 낭비하는 수도, 전기, 환경오염, 배기가스에 대한 책임은
정부의 "우리나라 자원을 아낍시다"하는 알량방구로 "우리"에게 책임방기할 수 있다.



#.
애초에 첫단추를 잘못 낀 네 업보이니, 그야말로 부모 잘못 만난 탓이니,
그냥 이대로 살라고 한다면. 그냥 죽은것처럼 살라고 한다면.
어차피 죽을 거 말이다. 억울하게 혼자 죽진 않을 것 같다.
이런 마음들이 시뻘겋게 끓어올라 혁명이라는 폭발물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싶다.

하루에도 몇번씩, 낙하산으로 들어와서 아무런 굽신거림 없는 그들을 보며 비참해진다. 그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행동에 충격을 거듭 받는다.


#.
하지만. 그 충격을 슬픔으로 가져가지 말고
생산적인 에너지로 -KORDA 처럼- 발휘하자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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